K-푸드, 세계인의 식탁 점령(진출 경로, 지역별 전략, 성장 과제)
토종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지 저는 정말 한식을 좋아합니다. 이런 우리의 음식이 세계화 된다니 너무 놀랍고 반갑고 하네요. K 문화, K 음식, 많은 것들이 세계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파리 한복판에서 떡볶이를 먹었어요", "뉴욕 맨해튼에 한식당이 엄청 많더라고요", "런던 마트에서 신라면을 봤어요".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K-푸드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한류의 영향력이 음악과 드라마를 넘어 음식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BTS가 부른 노래를 듣고, 오징어게임을 보고, 그다음엔 한국 음식이 궁금해진다.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실제로 K-푸드 수출액은 매년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라면, 김치, 김, 고추장, 된장 같은 전통 식품부터 떡볶이, 치킨, 한과 같은 가공식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수출되고 있다. 그런데 이 성장세가 단순히 운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유행일까? 절대 아니다. K-푸드의 성공 뒤에는 전략적 접근과 품질 개선, 그리고 한국 문화 전반의 위상 상승이라는 탄탄한 기반이 있다. 그렇다면 K-푸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그리고 우리는 이 흐름에서 어떤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K-푸드의 세계 진출 경로
K-푸드 수출 확대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한류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같은 K-팝 스타들이 세계 무대를 휩쓸면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같은 한국 드라마들이 전 세계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한국의 생활 방식과 음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들이 먹는 음식을 보고 외국인들이 궁금해한다. 짜파구리가 뭐지? 한국식 치킨은 어떻게 생겼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은 어떤 맛일까? 이런 궁금증은 곧바로 소비로 이어진다. 실제로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달고나와 한국 라면 수출이 급증했다. 파라사이트가 아카데미상을 받았을 때는 짜파구리 레시피가 전 세계 SNS를 뜨겁게 달궜다. 이처럼 한류 콘텐츠는 K-푸드에 대한 자연스러운 마케팅 효과를 낳는다. 돈 들여 광고하지 않아도 알아서 입소문이 나는 구조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이다. 유튜브에는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해외 유튜버들이 넘쳐난다. 먹방, 쿡방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이 자주 등장한다. 영국의 조쉬와 올리, 미국의 케이시 나이스타 같은 유명 유튜버들이 한국 음식을 먹고 반응하는 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다. 이런 콘텐츠를 보고 직접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면 한국 식재료에 대한 수요가 생긴다. 아마존, 이베이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한국 식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과거에는 현지 한인 마트에 가야만 살 수 있었던 고추장이나 김치가 이제는 클릭 몇 번으로 집 앞까지 배송된다. 세 번째는 현지화 전략이다. K-푸드가 성공하려면 무조건 한국 방식을 고집해선 안 된다. 각 나라의 입맛과 문화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라면이다. 신라면, 불닭볶음면 같은 한국 라면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지만, 지역마다 선호하는 맛이 다르다. 유럽에서는 매운맛을 줄인 버전이 잘 팔리고, 동남아에서는 오히려 더 매운 버전을 찾는다. 미국에서는 비건, 할랄 같은 특수 식단에 맞춘 제품이 필요하다. 농심, 삼양, CJ제일제당 같은 대형 식품 기업들은 현지 공장을 짓거나 현지 기업과 합작해서 제품을 생산한다. 비용도 줄이고 신선도도 높일 수 있다. 또한 K-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하고 있다. 교촌치킨, 굽네치킨, 멕시카나 등이 미국, 중국, 동남아에 매장을 열고 있다.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은 미국의 전통 프라이드 치킨과는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 바삭한 튀김옷, 다양한 소스, 치맥 문화 등이 외국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다.
푸드 수출의 주력 품목과 지역별 전략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들이 수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을까? 압도적 1위는 라면이다. 2023년 기준 라면 수출액은 약 9억 달러로, 전체 K-푸드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불닭볶음면은 글로벌 히트 상품이 됐다. SNS 챌린지를 타고 전 세계 젊은이들이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맵기로 유명한 이 라면은 미국, 유럽, 동남아 할 것 없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삼양식품은 이 성공을 바탕으로 다양한 파생 상품을 내놓고 있다. 불닭 소스, 불닭 덮밥, 불닭 떡볶이 등 제품 라인을 확장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고 있다. 두 번째 효자는 김이다. 김 수출액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7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한국 김은 건강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칼로리가 낮고 영양가가 높아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다. 코스트코, 월마트 같은 대형 마트에서도 한국 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미김뿐 아니라 김스낵, 김부각 같은 가공 제품도 잘 팔린다. 세 번째는 김치다.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수출은 쉽지 않았다. 발효 식품이라 유통기한 관리가 까다롭고, 특유의 냄새 때문에 거부감을 가진 외국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건강식,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미국의 건강 전문지들이 슈퍼푸드로 김치를 소개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다만 전통 배추김치보다는 백김치나 깍두기처럼 덜 자극적인 종류가 인기다. 또한 김치를 활용한 퓨전 요리들도 등장하고 있다. 김치 타코, 김치 버거, 김치 피자 같은 것들이다. 네 번째는 소스류다. 고추장, 된장, 간장 같은 한국 전통 장류가 세계 시장에서 조미료로 쓰이고 있다. 특히 고추장은 만능 소스로 통한다. 바비큐 소스처럼 고기에 발라 굽거나, 파스타 소스에 섞거나, 샐러드 드레싱으로 활용하는 등 용도가 다양하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브랜드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비비고 만두는 코스트코에서 베스트셀러 품목이 됐고, 비비고 고추장도 아마존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떡볶이, 순대, 한과, 막걸리 등 다양한 품목들이 수출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다. 한인 교포 시장뿐 아니라 주류 시장에서도 K-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LA, 뉴욕 같은 대도시에는 한식당이 즐비하고, 한국 식재료를 파는 마트들도 많다. 중국은 규모는 크지만 정치적 이슈로 인해 변동성이 크다. 사드 보복 이후 한동안 침체됐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식문화가 비슷해서 진출이 용이하다. 동남아는 젊은 인구가 많고 한류 열풍이 뜨거워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유럽은 아직 시장 규모가 작지만, 건강식과 이색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 과제와 미래 전략
K-푸드의 미래는 밝아 보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첫 번째 과제는 품질 관리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일부 업체들이 품질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생긴다. 단기적 이익만 쫓다가 K-푸드 전체의 이미지에 먹칠할 수 있다. 철저한 위생 관리와 품질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수출 식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인증 제도를 체계화해야 한다. 두 번째는 가격 경쟁력이다. 한국 식품은 해외에서 대체로 비싼 편이다. 관세, 운송비, 유통 마진이 붙으면서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현지 생산을 늘려서 비용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세 번째는 브랜드 파워 강화다. 현재 K-푸드는 대부분 한류 콘텐츠에 무임승차하는 형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야 한다. 비비고, 불닭, 신라면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는 제품들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마케팅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해외 유명 셰프나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현지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노출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네 번째는 다양성 확보다. 현재는 라면, 김, 김치 같은 몇몇 품목에 수출이 집중돼 있다. 앞으로는 한식의 다양한 메뉴들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 비빔밥, 불고기, 갈비찜, 삼계탕, 전복죽 등 프리미엄 한식도 수출할 수 있다. HMR(가정간편식) 형태로 만들면 해외에서도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다. CJ제일제당, 풀무원 같은 기업들이 이미 한식 HMR 제품을 개발해서 수출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지속 가능성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포장재 사용, 탄소 배출 감축 같은 요소들이 중요해졌다. 유럽 시장은 특히 이런 기준이 까다롭다. K-푸드 기업들도 ESG 경영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동물 복지, 공정무역 같은 윤리적 이슈도 고려해야 한다. 여섯 번째는 정부 지원 확대다. 중소 식품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금과 정보가 부족하다. 정부가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해외 박람회 참가를 지원하며, 현지 유통망 구축을 도와야 한다. 또한 해외 규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증 취득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게 아니라 그 음식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함께 전달해야 한다. 김치가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수천 년 한국인의 지혜가 담긴 발효 식품이라는 이야기, 떡볶이가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한 길거리 음식에서 글로벌 인기 메뉴로 성장한 이야기 같은 것들이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K-푸드는 이제 한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음악과 드라마가 문을 열면 음식이 그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이런 선순환 구조가 계속 이어진다면 K-푸드는 10년 후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전 세계 어디서나 한국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고, K-푸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일상이 될 것이다.
.jpg)